아마도 승부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곳은 베팅업체가 아닐까 싶다. 2018러시아월드컵은 총 64경기 가운데 62%인 40경기를 소화했다. 베팅업체들이 개막 이전에 예상했던 월드컵 판도는 조별리그를 거치면서 많은 변화를 맞고 있다. 팀별로 본선 2~3경기를 소화했기 때문에 경기력에 대한 정보가 더해지면서 베팅업체들이 예상하는 우승후보와 국가별 예상 순위도 요동치고 있다. 

개막 이전만 해도 유명 베팅업체인 ‘레드브룩스’, ‘비윈’, ‘윌리엄 힐’은 러시아월드컵에 대해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3개 업체 모두 우승후보 1순위로 독일과 브라질을 꼽았다. 4강권에는 프랑스와 스페인이 3~4위로 예상이 됐다. 

하지만 대회가 반환점을 돈 최근에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3개 업체 모두 우승 1순위로 스페인을 꼽고 있다. 레드브룩스는 스페인에 우승 배당율 4배를 걸었고, 이어서 브라질이 5배다. 비윈도 스페인이 5.75배로 우승 예상 배당율이 가장 낮았고, 뒤를 이어 브라질이 6.5배를 기록했다. 윌리엄힐도 마찬가지다. 스페인의 우승에 4.5배의 배당율을 내걸었고, 브라질은 5배가 책정됐다. 

개막 이전에 우승 1순위였던 독일은 3개 업체에서 모두 3위로 떨어졌다. 우승 후보의 변화는 디펜딩챔피언 독일의 조별리그 부진에서 비롯됐다. 우승 0순위로 평가받았던 독일은 F조 1차전에서 멕시코에게 0-1로 덜미를 잡혔고, 스웨덴과의 2차전에서도 우여곡절 끝에 2-1 역전승을 따냈다. 매경기 독일답지 않는 경기 내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우승 확률이 하락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개막 이전과 비교해 가장 눈에 띠는 변화는 조별리그에서 선전을 펼친 벨기에와 크로아티아의 약진이다. 개막을 앞두고 벨기에는 6위권, 크로아티아는 8강 진입도 힘들다는 것이 베팅업체들의 예상이었다. 하지만 조별리그가 막바지에 접어든 상황에서 벨기에는 3개 베팅업체에서 모두 4번째로 높은 우승 배당율을 내걸었고, 크로아티아도 8강행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벨기에는 G조 조별리그 1~2차전에서 팀 최다인 8골을 쏟아부으면서 16강행을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황금세대’로 불리는 벨기에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다크호스로 지목됐지만 본선에 접어들자 강력한 우승후보군에 속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크로아티아도 죽음의 조로 불린 D조에서 아르헨티나를 3-0으로 꺾는 등 공수에서 완벽한 밸런스를 뽐내면서 조별리그 3전 전승으로 16강에 안착했다. 반면 포르투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매 경기 활약을 펼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베팅업체들은 8강에 진출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