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깜짝 발탁' K리그 신성 양현준 "흥민이 형 본다니 신기"
"처음에 안 믿었고 아직도 얼떨떨"…팀 동료·최용수 감독에 공 돌려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많이 배울 기회일 것 같아요. 또 세계적인 선수라서 보면 신기할 것 같아요."
생애 처음으로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프로축구 강원FC의 양현준(20)은 앞으로 손흥민(30·토트넘)과 호흡을 맞추게 되는 일이 그저 신기하다.
양현준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원정경기에서 0-1로 패한 후 취재진에 "아직도 얼떨떨하다"며 대표팀 승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진행한 9월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은 2002년생 신예 공격수 양현준을 호명했다.
양현준은 "어젯밤에 (발탁 소식을) 알았다. 솔직히 안 믿었다"며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연락이 많이 와서 그때 실감했다"고 설명했다.
양현준은 대표팀 승선 중 얻게 될 '성장'에 대한 기대를 한껏 드러냈다.
그는 "대표팀에는 세계적인 선수인 형들이 많이 온다. 그 형들이랑 같이 훈련하면서 배우는 게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도 많이 올라올 것 같다. 많이 배워서 돌아오고 싶다"고 말했다.
양현준의 대표팀 발탁 소식을 접한 강원의 최용수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내 대표팀 커리어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이에 양현준은 "감독님께서 올해 들어 가장 큰 칭찬을 해주신 것 같다"며 "감독님 커리어가 대단하다. 뛰어넘기에는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열심히 하다 보면 감독님과 비슷한 수준까지는 오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만 해도 4부리그에서 뛰던 양현준이 K리그 대표 '신성'으로 자리매김한 순간이 바로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잉글랜드)의 내한 경기였다.
지난 7월 팀K리그(K리그 선발팀)와 토트넘의 친선경기에서 양현준은 에릭 다이어, 다빈손 산체스 등 수비진에 맞서 과감한 돌파와 슈팅을 선보이며 축구 팬들을 사로잡았다.
양현준은 "그 경기가 발전하는 계기가 된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그때 토트넘 선수들이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세계적 선수들 앞에서 드리블도 몇 번 해보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되돌아봤다.
그러면서 "손흥민 선수가 내 이름은 기억해주지 않을까"하고 웃었다.
양현준은 대표팀 선발의 공을 '형들'에게 돌렸다. '스무 살' 양현준에게는 대부분 팀원이 자신보다 형이다.
그는 "형들이 뒤에서 묵묵하게 수비를 열심히 해주시고 기도 살려주셔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 덕에 뽑힌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 감독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양현준은 "경기에 들어가면 굉장히 떨린다. 주변에서 침착하라는 이야기도 많이 해준다"며 "감독님께서 긴장을 덜 수 있도록 많이 장난도 쳐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감독님께 따로 들은 말은 없다"며 "아직 부족하다. 강원에서 배울 게 많고 더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