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7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황선우와 동메달을 따낸 이호준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은메달은 중국 판잔러. 2023.9.27 ondol@yna.co.kr

(항저우=연합뉴스) 하남직 홍규빈 기자 =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200ｍ 시상식에 태극기 2개가 함께 올라갔다.

자유형 200ｍ 챔피언 황선우(20·강원도청)가 시상식의 주인공이었고, 두 번째 태극기를 올린 이호준(22·대구광역시청)에게도 스포트라이트가 향했다.

이호준은 2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ｍ 결승에서 1분45초56으로 3위에 올랐다.

1분44초40의 한국 신기록과 대회 신기록을 세운 황선우, 1분45초28에 터치패드를 찍은 판잔러(19·중국), 단 두 명만이 이호준보다 빨리 레이스를 마쳤다.

이호준은 자신의 개인 최고 기록을 1분45초70에서 1분45초56으로 0.14초 당겼고, 생애 첫 개인 종목 아시안게임 메달을 수확했다.

앞서 얻은 금메달(남자 계영 800ｍ)과 은메달(남자 혼계영 400ｍ)은 단체전에서 따냈다.

이호준은 황선우와 함께 기록을 확인한 뒤 환하게 웃었다. 이어 시상식에서도 황선우, 판잔러와 함께 '메달리스트의 기쁨'을 만끽했다.

한국 남자 수영 선수가 아시안게임 같은 종목에서 동시에 메달을 딴 건, 2002년 부산 대회 남자 자유형 1,500ｍ(2위 조성모, 3위 한규철) 이후 21년 만이다.

(항저우=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7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200ｍ 결승에 출전해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한 황선우와 이호준이 경기 후 환호하고 있다. 2023.9.27 ondol@yna.co.kr

황선우와 함께 '한국 수영의 빛나는 순간'을 연출한 이호준은 "두 명이 시상대에 오르는 장면을 상상했는데 목표를 이뤄서 기쁘다"고 말했다.

메달 획득의 목표는 이뤘지만, 경기 내용을 돌아보면 아쉬움도 남는다.

이날 이호준은 150ｍ 지점을 2위로 턴했지만, 마지막 50ｍ에서 판잔러에게 뒤집혔다.

이호준은 "내 기록은 경신해서 기쁘다. 하지만, 1분44초대 진입을 목표로 훈련했는데 1분45초대에 머문 건 아쉽다"며 "1분44초대를 목표로 앞서 나가는 선우를 보며 조금 무리해서 속력을 일찍 높였는데 마지막에 판잔러에게 잡혔다"고 복기했다.

자신을 앞선 두 명의 선수를 이호준은 인정했다.

그는 "선우와 판잔러 모두 멋진 선수다. 나보다 뛰어나다"며 "나도 열심히 노력해서 둘을 따라가겠다"고 했다.

(항저우=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이호준이 2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800m 계영 결승에서 역영하고 있다. 2023.9.25 yatoya@yna.co.kr

이호준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자유형 남자 200ｍ에서 7위(1분48초10)를 했다.

5년 사이 이호준은 '아시안게임 파이널리스트'에서 '동메달리스트'로 올라섰다.

그는 지난달 열린 2022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 자유형 남자 200ｍ에서 1분46초04로 역영해 6위에 오르기도 했다.

황선우와 함께 세계수영선수권 경영 사상 최초로 한국 선수가 동시에 결승에 진출하는 새 역사도 썼다.

아시안게임에서는 황선우와 함께 시상대에 올랐다.

황선우와 판잔러가 무서운 속력으로 앞서나가지만, 이호준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황선우가 세계적인 선수로 자리매김하고 이호준, 김우민 등이 속력을 높이면서, 한국 수영은 르네상스를 맞이했다.

이호준은 "선우가 2021년 도쿄 올림픽을 기점으로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서영 선배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김우민의 기록도 좋다"며 "우리 수영 대표팀의 우정도 끈끈하다"고 동료애를 드러냈다.

이호준에게 '앞서가는 후배' 황선우는 질투의 대상이 아닌, 좋은 자극제다.

이호준은 "세계적인 선수가 대표팀 동료도 있다는 게 내게는 큰 힘이 된다"며 "많은 국제대회가 남았다. 아직 이루지 못한 목표들이 더 많으니, 더 열심히 해서 꼭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