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연학의 유쾌한 도전장 "같은 체급 진윤성 선배 넘어서야죠"
2018년 85㎏급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이제는 102㎏·109㎏급 전념
(진주=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장연학이 12일 진주체육관에서 열린 2023 진주아시아역도선수권 남자 102㎏급 인상 3차 시기에서 182㎏을 들어 이 부문 1위를 확정한 뒤, 두 팔을 들어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진주=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장연학(26·아산시청)은 인상 3차 시기에서 182㎏을 들어 이 부문 1위를 확정한 뒤, 바벨을 내려놓고 두 팔을 거만하게 드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특유의 유쾌함이 묻어나는 동작이었다.
12일 진주체육관에서 열린 2023 진주아시아역도선수권 남자 102급 경기에서 장연학은 경기 내내 밝은 에너지를 뿜어냈다.
용상에서 아쉬운 기록을 낸 뒤에도 "나는 아직 젊으니까"라고 환하게 웃었다.
장연학은 이날 인상 182㎏·용상 210㎏·합계 392㎏을 들었다. 인상에서는 1위를 차지했지만, 용상에서 5위로 밀렸고 가장 중요한 합계에서는 3위를 했다.
절친한 선배 진윤성(28·고양시청)이 합계 398㎏(인상 180㎏·용상 218㎏)으로 합계 2위에 올랐다.
경기 뒤 진윤성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장연학은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하며 '진주아시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선수촌에서 살겠다'고 공언했다. 다행히 인상에서 금메달을 땄다"며 "합계에서 3위로 밀린 건 아쉽지만, 일단 금메달을 딴다는 약속은 지켰다"고 유쾌하게 웃었다.
(진주=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12일 진주체육관에서 열린 2023 진주아시아역도선수권 남자 102㎏급에서 합계 2위에 오른 진윤성(왼쪽 두 번째)과 3위 장연학(오른쪽)이 다른 메달리스트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5.12 jiks79@yna.co.kr
장연학이 102㎏급 정식 경기를 치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85㎏급에서 장연학은 합계 360㎏(인상 165㎏·용상 195㎏)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이후 부상으로 고전하던 장연학은 2022년 10월 96㎏급으로 체급을 올려 전국체전에 출전했고, 인상 182㎏, 용상 211㎏, 합계 393㎏을 들어 3개 부문 모두 1위에 올랐다. 특히 인상에서는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다.
2023년 장연학은 체급을 또 높여 아시아선수권 102㎏급에 출전했다.
올해부터 102㎏급과 109㎏급을 오가며 출전할 생각이다. 체중을 줄였을 때 부상을 당한 기억 때문에, 더 높은 체급을 택했다.
부상 위험을 줄이고자, 체급을 올렸지만 증량은 예상보다 어려웠다.
장연학은 "훈련보다 증량이 어려울 때가 있다. 내게는 '먹는 것'도 훈련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체중을 101㎏으로 올렸는데, 정말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대신 나는 체중을 잘 줄이는 편이다. 109㎏급 경기에 출전한 뒤에 102㎏급에 출전하고자 감량을 해야 할 때는 한결 편할 것"이라고 '긍정적인 면'을 금세 발견했다.
(진주=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12일 진주체육관에서 열린 2023 진주아시아역도선수권 남자 102㎏급에서 합계 2위에 오른 진윤성(오른쪽)과 3위 장연학이 경기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5.12 jiks79@yna.co.kr
올림픽 역도 종목의 체급이 확 줄어들면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체급이 완전히 달라졌다.
아시안게임 109㎏급에 출전하는 선수는 올림픽에서는 102㎏급 또는 102㎏ 이상급에서 경쟁해야 한다.
한국 중량급 간판 진윤성도 102㎏급과 109㎏급을 병행하며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대비한다.
장연학은 같은 길을 걷는 선배 진윤성을 넘어서야 국제대회에 나설 수 있다.
특히 2024년 파리올림픽은 체급별로 국가당 1명만 출전한다.
장연학은 "오늘은 합계 기록에서 진윤성 선배에게 졌지만, 내가 두 살이나 어리니까 2024년 파리올림픽에는 내가 출전하고 싶다"고 씩 웃으며 "같은 체급에 진윤성 선배가 있어서 동기부여가 된다. 실제로는 정말 친한 사이다. 그래도 내게 진윤성 선배는 꼭 넘어야 할 벽"이라고 했다.
장연학의 장난스러운 도전장을 받은 진윤성은 "장연학은 늘 좋은 에너지를 준다"며 "내게는 좋은 동생이자, 좋은 경쟁자"라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