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규. 

올 시즌 한화 경기를 보다 보면 문득 드는 생각이 한가지 있다. '어, 저 팀(한화 상대팀)이 왜 이렇게 수비를 못하지?'

한화와 경기를 하는 상대 팀들은 유독 실책을 많이 하는 것 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찾아봤다. 팀별로 실책 유도를 많이 한 팀은 어디일까. 

지난 5월31일까지 팀 별로 실책을 유도한 횟수를 집계한 것이다. 예상대로 한화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한화를 상대하는 팀들은 5월31일까지 무려 53개의 실책을 범했다. 뺴어난 수비 실력을 바탕으로 선두에 올라 있는 두산 조차 한화를 만나서는 무려 7개의 실책을 범했다.

특히 최하위 팀인 NC는 한화전서 무려 13개의 실책을 했다. 자멸하는 경기가 많았음을 뜻한다.

한화는 1일 사직 롯데전서도 2개의 실책을 유도하며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2-6으로 뒤진 5회 2사 1루서 이용규의 평범한 타구를 롯데 유격수 신본기가 실책을 하며 1,2루로 찬스가 불어났다. 한화는 이 기회에서 2점을 따라붙으며 승부를 알 수 없는 방향으로 몰고 갔다.

4-6으로 뒤진 6회엔 1사 1루서 하주석의 도루 때 공이 뒤로 빠지며 한 베이스를 헌납했다. 한화는 이 찬스에선 더블 스틸로 1점을 따라가는 점수를 만들었다. 실책이 나올 때 마다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점수를 만들어낸 것이다.

롯데는 승부의 추가 기운 9회에는 번즈가 실책을 2개나 하는 허술함까지 노출했다.

1일 경기까지 더하면 한화가 유도한 실책은 무려 57개나 된다. 한 경기서 1개 이상의 실책을 유도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화가 1일까지 치른 경기는 55경기다.

그렇다면 왜 유독 한화전에선 상대팀의 실수가 많이 나올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응집력에서 답을 찾아볼 수 있다.

A팀 전력분석원은 "한화는 역전이 많은 팀이다. 지고 있어도 언제든 뒤집을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상대팀 입장에선 여간 곤혹 스러운 일이 아니다. 한화 선수들은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런 자신감이 플레이로 이어지는 것 같다. 상대팀은 그런 기운에 밀려 실수가 잦아진다고 볼 수 있다. 아무 이유 없이 한화전 실책이 많은 것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며 "또 한화는 올 시즌 매우 공격적인 주루를 하고 있다. 그런 플레이들도 실책 유도를 많이 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불펜이 강해 일방적으로 밀리는 경기가 많지 않은 것도 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 상대로 실책이 많아진다는 건 한화가 그만큼 상대를 압박하는 야구를 잘 했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한화 분위기가 야구에 고스란히 묻어났다고 봐야 한다.

한화전 실책 경계령. 일단 한화의 기를 먼저 꺾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