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에 대한 비난 여론이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발표한 지 하루가 지났지만 팬들은 여전히 여러 경로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은메달을 기원합니다"라는 댓글 릴레이가 대표적인 예다.

언제나 대표팀 선정에는 이런 저런 말들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번은 경우가 좀 다르다. 논란이 일기 보다는 일방적인 성토의 장이 마련되고 있다. 그만큼 납득이 안되는 대목이 많았다는 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원칙이 무너졌다는 점이다. 선동열 국가대표 감독이 여러차례 밝혔던 대표팀 발탁 원칙에 어긋나는 선택들이 있었기에 팬들의 분노가 사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우선 지난 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참가 선수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

선 감독은 "대표팀은 무조건 실력으로 뽑겠다"고 했었지만 "비슷한 실력이라면 APBC에 참가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 그래야 선수들도 동기 부여가 된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그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다. APBC 멤버 중 이번에 태극 마크를 단 선수는 투수 임기영(25·KIA) 함덕주(23·두산) 내야수 박민우(25·NC) 김하성(23·넥센) 등 4명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정후(넥센)를 아쉬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른 중견수들에 비해 좋은 성적을 거뒀고 APBC에서의 공헌도도 큰 선수였지만 대표팀 합류가 불발됐다. 기록이 좋지 못한 박민우의 합류와 배치되는 선택이다.

가급적 투수를 많이 뽑겠다는 원칙도 지켜지지 않았다. 당초 투수는 12명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흐름을 넘겨주면 약체팀에게도 발목이 잡힐 수 있는 것이 국제대회다. 따라서 투수의 숫자는 많을 수록 좋다.

그러나 선 감독은 투수 엔트리를 11명에서 끊었다. 뽑을만한 선수가 없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심창민 등 아쉬운 탈락자들이 나왔기에 투수 엔트리에 대한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백업 내야수는 멀티 플레이어로 뽑는다는 원칙도 무너졌다. 선 감독은 "내야쪽에선 멀티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선수가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오지환(유격수)과 박민우(2루수)는 모두 한 포지션만 소화가 가능하다. 3루에 문제가 생겼을 땐 어떤 대안을 내 놓을 것인지가 마땅치 않다. 타격 능력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멀티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선수를 뽑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이번 대표팀은 그 어느 때 보다 많은 말들을 낳고 있다. 과연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실력으로 잡음을 정리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