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 공격수 황희찬은 7일 열린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1부) 잘츠부르크-그라츠전에서 잘츠부르크 선발로 나서 1골 1도움을 기록하고 팀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잘츠부르크는 남은 3경기에 관계 없이 분데스리가 5연패를 확정지었다. 승점 77이 되면서 2위 그라츠(승점 63)를 14점 차로 따돌리고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그런데 오스트리아의 경우 오는 27일까지 1부리그를 이어간다는 것이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는 신태용호에겐 걸림돌로 남아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14일 명단 발표 후 21일부터 파주에서 최종 소집 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소속팀 일정에 따르면 황희찬은 일주일이나 오스트리아에 더 머무르면서 잘츠부르크의 분데스리가 잔여 경기를 뛰어야 하는 셈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국가당 35명의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국 예비엔트리 선수들이 5월21~27일에 설정된 선수보호기간 때 실전을 뛸 수 없도록 규정했다.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선수들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한 FIFA의 조치다. 다만 FIFA 평의회 사전 승인을 거치면 선수보호기간 예외를 적용받을 수 있는데 오스트리아가 이 경우에 해당한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오스트리아는 5월27일까지 리그를 진행하겠다고 통보, 일찌감치 허락을 받았다”고 했다. 

협회는 잘츠부르크 구단과의 상의를 거쳐 황희찬의 조기 귀국을 추진할 방침이다. 잘츠부르크는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4강에 진출, 결승에 오를 경우 17일 프랑스 리옹에서 단판 승부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난 4일 프랑스 마르세유와 준결승에서 연장 혈투 끝에 패해 탈락했고, 오스트리아 FA컵에서도 떨어진 상태다. 의미 없는 1부리그 3경기를 뛰는 것보다 대표팀 훈련 캠프에 가세해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는 것이 신태용호와 황희찬, 잘츠부르크 구단에 모두 이익이 된다. 협회는 지난 2016년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때도 한국이 준결승을 이겨 상위 3팀에 주어지는 본선행 티켓을 확정짓자 일본과 결승이 남아 있음에도 잘츠부르크와 약속에 따라 황희찬을 돌려보냈다. 그 해 8월 리우 올림픽 본선을 앞두고도 “황희찬을 UEFA 챔피언스리그 예선을 뛰게 한 뒤 브라질로 보내겠다”는 잘츠부르크 측 제안을 수용했다. 서로간의 신뢰가 형성돼 있는 셈이다. 황희찬이 조만간 귀국해 국내에서 휴식을 취한 뒤 신태용호 훈련에 처음부터 정상 합류하는 것이 기대된다. 황희찬 말고 21일 소집 첫 날 합류에 제약이 있는 태극전사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