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 단장, 성차별적 발언으로 사퇴 요구 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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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벤투스 단장, 성차별적 발언으로 사퇴 요구 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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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벤투스 단장, 성차별적 발언으로 사퇴 요구 촉발

"잘못 영입한 선수는 집안일 안 하는 여자친구와 같아"

크리스티아노 준톨리 유벤투스 단장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최고의 명문 프로축구 구단 유벤투스의 단장이 성차별적인 발언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티아노 준톨리 단장은 지난 15일 이탈리아 북부 도시 트렌토에서 열린 스포츠 행사에서 문제의 발언을 했다.

한 기자가 그에게 영입 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선수의 재능을 평가하는 방법을 묻자 준톨리 단장은 이렇게 답했다.

그는 "선수를 영입하는 건 여자친구를 사귀는 것과 같다"며 "마음에 든다고 생각해서 저녁을 사주지만, 집에 데려와 보니 요리도 안 하고, 빨래도 안 하고, 다림질도 안 하는 등 별로라는 걸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잘못된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여자친구가 알고 봤더니 집안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실망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얘기다.

준톨리 단장의 이 발언은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냈지만 이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영상이 확산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중도 좌파 성향의 민주당(PD) 소속 정치인인 마우로 베루토는 "유벤투스가 단장의 발언에 대해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루토는 "그런 성차별적 발언은 큰 스포츠 행사는 말할 것도 없고 술집에서 해도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여성 선수 협회인 아시스트의 회장인 루이사 리치텔리는 준톨리 단장이 즉각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치텔리 회장은 "유벤투스 단장의 발언에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울분, 수치심, 분노를 느낀다"며 "완전한 성차별에는 즉각 사임이라는 하나의 결과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준톨리 단장은 지난 시즌 나폴리가 33년 만에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다른 빅리그 팀들이 영입을 망설이던 김민재,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를 영입했고, 둘은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다.

선수를 보는 안목을 높게 평가받은 그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유벤투스의 러브콜을 받고 신임 단장으로 부임했다.

이탈리아는 가부장적 전통이 강한 국가로 꼽힌다. 가사와 육아 등 가정일은 여자가 맡아야 한다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

이탈리아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지적되는 여성 살해 범죄는 이처럼 낮은 수준의 성평등 인식이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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