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임성진 깨운 동갑내기 라이벌…"김지한과 선의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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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임성진 깨운 동갑내기 라이벌…"김지한과 선의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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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임성진 깨운 동갑내기 라이벌…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남자배구 차세대 간판으로 주목받는 한국전력 임성진(24)은 내성적인 성격이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성진이는 마음이 워낙 여려서 실수를 하나 하면 연속 범실이 나온다. 부담스러워할까 봐 (경기 중엔) 말을 잘 안 건넨다"고 했고, 임성진도 "운동할 때는 과감한 모습이 플러스니까 소심한 성격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노력이 조금씩 코트 안에서 과감한 플레이로 나타나는 것일까.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맞붙은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임성진과 동갑내기 친구 김지한(24·우리카드)의 팽팽한 자존심 대결이었다.

먼저 김지한이 4세트 18-15에서 임성진을 맞추는 2연속 서브 에이스를 터뜨리며 선전포고를 알렸다.

김지한은 두 번째 서브 에이스를 날리기 전에 임성진을 가리키며 공격을 예고했고, 임성진은 포효와 함께 양손을 번쩍 들며 응수하기도 했다. 둘의 표정에는 묘한 긴장감과 옅은 미소가 섞여 있었다.

일격을 당한 임성진은 움추러들긴 커녕 곧바로 시원한 복수에 성공했다.

4세트 17-21에서 김지한을 향해 대포알 같은 강력한 서브를 두 번 연속으로 쏘며 그대로 갚아줬다. 임성진은 주먹을 불끈 쥐어 올렸다.

이날 4세트에서 임성진(5득점), 김지한(4득점)은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고 양 팀 최다 득점을 올렸다.

임성진은 경기를 마치고 "(김지한의 공격이) 오히려 더 자극을 줬고 더 힘을 낼 수 있었다"며 "저도 마음먹고 서브를 때렸다"고 돌아봤다.

작년 8월 김지한이 한국전력에서 우리카드로 트레이드되기 전까지 한솥밥을 먹으며 쌓았던 우정은 그대로인 듯했다.

임성진은 "지한이가 아직 게임 단톡방에 있는데 서로 자극되는 말을 하거나 치켜세워주기도 한다"며 "선의의 경쟁"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생일(1월 11일)을 앞두고 외려 팀에 '9연패 탈출'이라는 선물을 안긴 임성진은 이날 기분 좋게 하루를 보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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