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보근 

넥센 히어로즈 우완 투수 이보근이 부상 투혼 속 뜻깊은 기록을 세웠다.

이보근은 지난달 30일 광주 KIA전에서 5-1로 앞선 7회 무사 1,2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보근은 팀이 6-1로 KIA를 꺾으면서 시즌 10홀드를 달성했다. 지난 2016년 이후 3년 연속 두자릿수 홀드. KBO 리그 역대 22번째 기록이다.

최근 KBO 리그는 세이브와 마찬가지로 홀드 기록 역시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타자들의 화력이 강해지면서 언제 어떻게 뒤집힐지 모르는 경기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 그 가운데 150km에 육박하는 직구를 바탕으로 넥센 뒷문을 지키고 있는 이보근은 팀의 숨은 공로자다.

이보근은 특히 오른 다리 내전근 부상 속에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빠른 공을 던지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절뚝이며 등판하는 이보근이다. 넥센 트레이너는 "고질적인 내전근 부상이 최근 다시 도졌다고 한다. 강속구를 던지는 게 대단하게 느껴질 정도인데 스스로 괜찮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보근은 상태를 묻는 기자에게도 "부상 아니다. 괜찮다"며 쿨한 대답을 남기고 도망갔다. 홀드 기록에 대한 소감 질문 역시 "지금 팀 분위기에서 주목받고 싶지 않다"며 손사래를 치고 사라졌다.

선수 스스로는 괜찮다고 하지만 코칭스태프로서는 걱정이 될 따름. 장정석 넥센 감독은 지난달 31일 "던지는 데 문제가 없다고 해 지켜보고 있지만 힘들 것 같으면 타이밍을 봐서 쉬게 하려고 한다. 계속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보근은 한때 서울고 시절 다친 어깨 부상의 후유증에 발목잡히며 강속구 구위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다시 위력을 갖추고 필승조 맏형으로서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지난해 김세현의 이적, 올해 조상우의 이탈로 허리가 헐거워진 넥센이지만 이보근이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