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아쉬운 은메달' 럭비 이명근 감독 "국민들이 더 응원해주시길"
"AG·올림픽 예선 때만 주목받지만…국민들 덕분에 우리가 힘내"
(항저우=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26일 오후 중국 저장성 항저우 사범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7인제 럭비 결승전에서 한국 대표팀이 은메달을 목에 걸고 최윤 대한럭비협회 회장(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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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4년에 한 번 치러지는 아시안게임이라든지 올림픽 예선에서만 우리가 조금 주목을 받죠."
한국 7인제 럭비 대표팀을 이끄는 이명근 감독은 26일 오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홍콩에 7-14로 아쉽게 진 후 럭비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우리나라 국민들한테 당부했다.
대표팀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21년 만의 금메달을 노렸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에 따낸 은메달이다.
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 럭비는 한국에서 '비인지 종목'이다. 많은 관심은 받지 못한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우리에게 더 많은 응원을 해주시면 이런 대회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내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관심을 가져주시는 국민들이 계시기 때문에 우리들이 여기까지 와서 힘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우승 멤버다.
한국 럭비 은메달, 아쉬운 대표팀(항저우=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26일 오후 중국 저장성 항저우 사범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7인제 럭비 결승전에서 한국 대표팀이 홍콩에 패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2023.9.26 minu21@yna.co.kr
사실 홍콩은 대부분이 중국계가 아닌 귀화한 서구인으로, 체격·힘에서 앞서 한국보다 '한 수 위'로 평가받는 팀이다.
그런 홍콩을 상대로 21년 전 선수로 누린 영광을 재현하겠다고 단단히 별렀던 이 감독은 덤덤하게 패배를 받아들였다.
이 감독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1년 미뤄져서 총 5년을 준비했다. 금메달을 목표로 나왔는데 아쉽게 졌다. 홍콩에 패했지만, 선수들은 굉장히 많이 준비했고, 그 결과가 경기장에서 나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3월 한국 럭비와 동행을 마친 찰리 로우 전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기대 이상의 경기력이 나온 공을 돌렸다.
이 감독은 럭비 강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로우 전 감독 체제에서 코치로 함께했다.
이 감독은 "올해 3월까지 찰리 (로우) 감독님이 이 팀을 이끌어줬다. 난 조금 보탰을 뿐"이라며 "정말 즐겁게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준비했다. 금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선수 때보다 더 가슴 벅찬 경기였다"고 돌아봤다.
터치라인을 향해(항저우=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26일 오후 중국 저장성 항저우 사범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7인제 럭비 결승전에서 한국 대표팀 장용흥이 홍콩 수비를 피해 터치라인으로 돌진하고 있다. 2023.9.26 minu21@yna.co.kr
주장 이진규(현대글로비스)는 "금메달을 따러 왔지 은메달을 따러 온 게 아니다. 모두 아쉬운 결과라 생각한다"면서도 "홍콩이 무엇을 잘하는지 분석하겠다. 열심히 해서 다음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따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1987년생 베테랑 한건규(한국전력)는 "장용흥 선수는 아픈 와중에도 마취제를 맞고 뛰었다. 또 최고참 박완용 선수는 은퇴했다가 팀을 위해 돌아온 선수라서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04년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필드를 누빈 1984년생 박완용(한국전력)은 지난해 11월부터 선수를 은퇴하고 지도자로서 경력을 시작했으나 이 감독의 요청에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했다.
한건규는 "내가 동메달만 3개인데 마지막은 금메달로 마무리하고 싶었다. 결승만 올라가면 '무조건 이기자'라는 하나 된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은메달도 큰 성과지만 우리 선수들에게는 금메달을 못 딴 게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