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1강' 전북 현대가 포항 스틸러스에게 완패했다. 리그 10경기만에 뼈아픈 패배를 기록했다. 

전북은 12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K리그1 13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경기에서 0대3으로 완패했다.

전북이 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오가는 살인 일정, 주전들의 줄부상, 컨디션 난조 속에 로테이션 라인업을 내세웠다. 조성환 홍정호 이재성의 스리톱, 이동국 로페즈가 투톱으로 나섰다. 명준재, 장윤호가 선발로 나섰다. 15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부리람과의 홈경기를 집중해야 하는 상황,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5경기 무승'의 포항은 젊고 빠르고 패기 넘치는 영건들로 전북 원정에 나섰다. 4-3-3 포메이션에서 송승민-이근호-이광혁이 나란히 섰다.  

전북은 전반 1분만에 포항 에이스 김승대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직전 울산과의 동해안더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눈부신 몸놀림을 보여준 '1996년생 신예 공격수' 이근호가 만들어낸 골이었다. 왼쪽 라인을 타고 박스안까지 쇄도하더니 전북 베테랑 조성환의 태클을 뚫어내고 김승대에게 킬패스를 건넸다. 김승대가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달 11일 서울전(1대2패) 이후 6경기만에 골맛을 봤다. 

전반 14분 임선영의 패스를 이어받은 이동국의 슈팅이 불발됐다. 전북은 강공으로 동점골을 노렸지만 이근호, 김승대, 이광혁, 정원진의 기세와 속도에 고전했다. 전반 16분 정원진의 킬패스를 이어받은 이근호가 골키퍼 송범근을 제치고 밀어넣은 오른발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전반 17분 수비수 2명을 뚫어낸 전북 로페즈의 슈팅이 옆그물을 때렸다.  

최강희 감독은 전반 19분 일찌감치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수비수 조성환 대신 공격수 손준호를 투입했다. 그러나 기세가 오른 포항 영건들은 전반 21분, 김승대가 강상우에게 찔러준 스루패스에 이어 강상우가 박스안으로 쇄도하는 이광혁에게 컷백 패스를 건넸다. 포항유스 이광혁의 올시즌 마수걸이골이 터졌다. 

0-2로 뒤진 상황, 전북은 '닥공'으로 나섰다. 친정 포항전에 유독 강했던 최전방 이동국이 혼신의 힘을 다했다. 전반 24분 명준재의 날카로운 크로스에 이동국이 튀어올랐으나 헤딩이 불발됐다. 전반 30분 장윤호의 크로스에 이어 이동국이 헤딩을 시도했으나 또다시 불발됐다. 전반 32분 로페즈의 킬패스를 이어받은 이동국의 슈팅을 포항 골키퍼 강현무가 발끝으로 막아섰다. 티아고가 후반 40분 이동국이 떨궈준 볼을 로페즈가 쏘아올렸으나 골대를 살짝 넘겼다. 전반 41분, 역습 찬스에서 이근호의 패스를 이어받은 송승민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종료 직전 이광혁의 강한 슈팅을 전북 송범근이 막아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최강희 감독은 장윤호 대신 김신욱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최순호 포항 감독은 이광혁 대신 레오가말류를 투입했고, 후반 11분, 송승민 대신 배슬기를 투입하며 수비를 강화했다. 전북은 후반 17분 티아고 대신 아드리아노까지 투입하며 '닥공 카드' 3장을 모두 썼지만 끝내 만회골은 터지지 않았다. 후반 41분 이근호는 전방으로 쇄도한 뒤 슈팅이 전북 골키퍼 송범근에게 막힌 직후 다리경련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모든 것을 쏟아낸 투혼은 승리로 보상받았다.  

전북이 살인적인 일정속에 안방 전주성에서 첫패, 올시즌 2패째를 떠안았다. '국대 센터백' 김민재의 부재는 아쉬웠다. 지난 10경기에서 단 2실점에 그쳤던 전북이 부리람 원정에 이어 2경기 연속 3실점했다. 수비라인의 피로감과 아쉬움을 드러냈다.

포항은 5경기 무승(2무3패)을 끊어내며 '1강' 전북을 상대로 완승했다. 승리를 향한 간절함이 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