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F조 1차전경기를 준비하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 팀은 지금 ‘강훈’ 보다 집중도 높은 준비를 하고 있다. 신체의 피로를 낮추기 위한 훈련 시간 및 훈련량을 조절하는 동시에, 주어진 모든 시간을 ‘스웨덴 연구’에 쏟고 있다.
15일 오후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진행할 훈련에 앞서 기자회견을 가진 수비수 장현수는, 대표 팀의 준비상황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을 인지한 덕분인지 생활 중에 어떻게 대표 팀이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고 있는 지 알려줬다.
신태용 감독이 스웨덴전 전술, 전략에 대해서 엄격하게 함구령을 내렸지만, 준비 내용이 아닌 준비 상황을 알리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 국민과 팬들은 물론 언론까지 베일에 쌓인 대표 팀의 준비 과정에 확신을 갖지 못하는 가운데 장현수가 전해준 이야기는 어느 정도 우려를 불식시켜줬다.
장현수는 선수들끼리 경기 준비 회의를 상시 진행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식사 시간 자리배치가 시작이다. 밥을 먹는 시간도 잡담을 하고 흘려 보내는 시간이 아니다. 장현수는 “운동뿐 아니라 쉴 때 사적 얘기보다 축구 얘기 많이 하려고 끌고 가고 있다. 밥 먹을 때도 수비수끼리, 미드필더끼리, 공격수끼리 한 테이블에 앉아서 먹고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대화 주제의 중심은 지금까지 어떤 친선 경기에서도 보여주지 않은 세트피스 전략이다. 장현수는 “우리가 지금까지 연습한 세트피스 작전에 대한 것들 것 얘기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훈련 시간을 무작정 늘리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이미지 트레이닝과 선수 간 회의를 통해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장현수는 선수들의 치료실 벽에도 세트피스 작전판을 붙여두고 연구 중이라고 했다. 마사지를 받고, 치료를 받기 위해 누워 있는 순간에도 경기 준비를 병행하는 것이다.
우리 것만 잘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니다. 스웨덴 분석 영상을 매일 보고 있다. 얼마나 스웨덴을 잘 파악했는지는 장현수가 이날 회견에서 남긴 몇 마디 발언만으로도 파악할 수 있었다.
“스웨덴 선수가 투톱이 굉장히 피지컬 신체조건이 좋다. 그렇게 분석했다. 모르고 가는 것 보디 알고 가는 게 우리에게 도움된다. 헤딩 떴을 때 다음 선수가 중요하다. 그 선수보다는 세컨드볼을 준비하는 선수들이 되게 중요하다. 그 부분에서 감독님도 코칭스태프도 선수들도 전부다 분석했다. 그 부분 준비 잘 만 하면 크게 위협될 상황 아닌 것 같다.”
“스웨덴은 코너킥 옵션이 많지는 않았다. 워낙 신체조건이 좋아서 가운데로 간단하게 때리고 들어온다. 워낙 신체조건 좋은 선수가 많다. 수비수, 포워드 다 좋아서 그 부분에서, 딱히 공격 보다는 덜한 것 같은데, 수비적으로 많이 준비가 됐고 준비한대로 경기하면 좋은 결과 따를 것 같다.”
장현수와 기자회견에 동석한 김영권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여유롭고 편해 보여다. 비판 여론이 집중되는 위치에 있지만, 준비 과정을 통해 쌓인 자신감이 느껴졌다. 김영권은 “(스웨덴은) 일대일 헤딩 공격이 정말 강하다. 이제까지 스웨덴 경기 계속 보고 분석한 결과, 보면 분명 헤딩이 강하고 키 큰 선수들 타점도 좋다. 세컨드볼이 정말 중요하다. 따지 못하면 거기서 위험한 상황이 나온다”며 스웨덴전 숙지가 확실하게 됐다고 했다.
김영권은 4년 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전의 아픔도 떠올렸다. “알제리전에 우리가 허무하게 졌는데, 그건 정말 좋은 경험이 됐다. 4년 전에 나간 선수들이 그 아픔을 잊지 못하고 지금도 생각하고, 그렇게 나오지 않게 하고 있다. 멘탈이 가장 중요하다.”
수비 불안이 최대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김영권은 믿어달라고 했다. “수비에 대한 걱정이 계속 따라다닌다. 나도 걱정하고 공부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상대 공격을 더 잘 막을 수 있을지 많은 고민한다. 초점은 스웨덴전이다. 스웨덴에 대한 준비는 오늘까지 99% 우리가 준비 완성 단계다. 우리가 준비한대로라면 실점을 안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15일 대표 팀 훈련 현장에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최영일 부회장, 홍명보 전무가 방문해 격려했다. 특히 지난 월드컵에 감독으로 참가하며 대표 선수들과 동고동락한 홍 전무의 방문은 선수들에게 정신적으로 큰 의지가 됐다. 대표 팀 수비가 많은 기운을 받을 수 있는 하루였다.
대표 팀은 16일 오전 11시에 훈련을 진행한 뒤 오후 4시에 스웨덴과 경기를 치르는 니즈니노브고로드로 이동한다. 17일에 공식 훈련을 하고 18일 경기에 나선다. 이제 정말 결전이 코 앞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