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시즌 내내 좋았던 것은 아니에요.”

최근 넥센의 불펜진 중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선수는 누구일까. 시속 150㎞ 중반대의 속구를 던지는 ‘필승 마무리’ 조상우도 주목받기에 충분한 기량을 지니고 있지만, 김상수(30)의 화제성을 따라갈 수는 없다. 마무리 투수는 아니지만, 필승조에서 활약하면서 놀라운 시즌 평균자책점 기록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12일까지 김상수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0.00이다. 16경기를 뛰면서 단 1점도 허락하지 않았다. 이렇다 보니 벌써 12개의 홀드를 챙겼다. 이 부문 팀 내 1위는 물론 리그 1위다.

무실점 행진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매 경기 등판 때마다 주목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11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김상수는 어김없이 무실점(1⅓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그러나 장정석 넥센 감독은 의외로 냉정했다. 장 감독은 13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김)상수가 시즌 내내 계속해서 좋은 흐름을 유지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김상수의 기량을 깎아내릴 생각은 없다. 선수도 사람이기에 김상수에게도 위기가 있었고, 무실점 기록 역시 개인의 힘이 아닌 팀이 만들어낸 기록임을 강조한 설명이다.

지난달 17일 고척 NC전에서 김상수는 2-2로 맞선 9회 초에 등판해, 2피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무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단 한 개의 아웃카운트도 잡아내지 못했지만, 다행히 이어 등판한 조상우가 무실점으로 이닝을 매듭지으면서, 무실점 행진이 이어졌다.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이뤄낸 ‘무실점 행진’이지만, 장 감독은 김상수를 향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장 감독은 “변화구가 원래 준수했던 투수였고, 포심 패스트볼의 볼 끝도 좋아졌다. 여기에 자신감도 붙었다. 경기 운영 능력도 뛰어나다”라고 설명했다.

장 감독이 “상황이 어렵다고 해도 조상우의 조기 등판은 우선 고려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김상수는 역시 필승조인 이보근과 더불어 감독의 신뢰를 한몸에 받고 있다. 기량 향상에 운까지 따르는 중인 김상수의 상승세는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