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연맹이 불법 스포츠 도박 척결을 선언했다.

최근 축구계에 다시 고개를 든 불법 스포츠 도박 사건이 시발점이 됐다. 충격이었다. 청소년 대표를 지낸 강원FC 소속 A선수가 불법 스포츠 도박 베팅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2018년 4월 25일 스포츠조선 단독 보도> 검찰은 이미 A선수의 은행 통장 거래 내역을 확인했다. A선수는 경찰 조사에서 대학 시절 호기심에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알게 됐고 해외스포츠 경기에 베팅했던 사실을 인정했다.

A선수는 경찰 조사 이후 K리그1(1부) 경기 출전 명단에서 빠졌다. 강원 구단 측은 검찰 수사 종료까지 A선수를 정규리그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을 방침이다.

이에 대해 연맹은 경각심을 느껴 다시 한 번 불법 베팅 등 스포츠 관련 부정행위 실태와 부정방지활동 현황을 되짚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불법도박 시장의 규모는 2015년 기준 대략 84조원으로 추산된다. 이 중 불법스포츠도박이 차지하는 비중은 시장의 26%(약 22조원)으로 추정된다. 22조원은 합법사업인 스포츠토토의 6배에 이르는 규모다. 일반인 17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불법도박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상자 중 8.5%, 불법도박 경험자 중 55.7%가 "불법 스포츠 도박을 경험해봤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온라인 불법 베팅 사이트는 나날이 단독을 피하기 위해 지능화되고 있다. 해외에 서버를 두고 가상사설망을 통해 사이트에 우회접속하는 수법을 사용하고 성인인증 절차가 필요없어 불법 베팅에 손을 대는 고등학생도 증가하는 추세다. 또 블랙 마케팅 업체들을 이용, 블로그나 SNS에 링크주소를 게시물 또는 댓글로 올리는 방법으로 홍보를 한다. 추적이 어려운 건 불법 베팅 업체가 일회성 가상계좌를 입금계좌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연맹은 7년 전 전·현직 선수 55명이 연루된 대규모 승부조작 사태 이후 강력한 부정방지 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구단과 연맹의 역할을 나눠 연맹은 연간 2회 강사를 파견해 부정방지교육을 펼친다. 구단도 연간 4회 교육에 나서고 있다. 이어 면담 및 일지를 작성하고 부정방지 서약서를 매년 구단으로부터 제출받는다.

클린센터와 핫라인도 상시운영하고 있는 연맹은 신고자 포상 및 자진신고 제도, 부정방지 예방 문자를 연간 10회 이상 발송하고 있다. 

경기 중에도 연맹의 부정방지 활동은 멈추지 않는다. 현장 경호요원을 통해 경기장 내 불법중계자 단속을 펼치고 전광판을 통해 부정방지 활동을 홍보한다. 불법중계자를 적발해 경찰에 인계한 현황은 매년 줄고 있다. 2015년(22건)→2016년(18건)→2017년(11건)이다. 그러나 불법 사이트가 성행하는 이상 불법중계자는 없어지지 않고 있다.

연맹이 부정방지 활동에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 중 하나는 '경기 영상 불법 사용 적발 시스템'이다. '마크 모니터'라는 기술을 지난해부터 도입,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과 K리그, 구단의 브랜드를 무단으로 도용하는 웹사이트를 모니터링해 중계를 차단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자동 경고장도 발송하고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에 신고한다. K리그 영상 콘텐츠 저작권 보호 효과를 위해서다. 

김진형 연맹 홍보팀장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선수들이 불법 스포츠 도박에 빠질 때 즈음 2중, 3중으로 교육을 하면서 방지를 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시스템을 고교·대학축구연맹에도 도입을 추진해 유소년 때부터 미연에 방지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