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6년차를 맞이한 NC 간판선수 박민우(25)가 타격부진으로 그 어느때보다 힘든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타격감이 살아날때까지 믿음을 준 NC 김경문 감독도 부진이 계속되자 결국 박민우를 2군으로 보내 재정비 시간을 갖게 했다. 오는 8월 개막하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국가대표팀 승선을 위해 좋은 성적을 내야하는 박민우에게 고비가 찾아왔다.

박민우는 지난달 30일 현재 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198, 7타점에 그쳤다. 상위 타선에서 열심히 밥상을 차려줘야할 박민우가 부진하자 NC의 공격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 타격감에 박민우도 타격 연습을 하며 소리를 지르는 등 답답함을 표출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박민우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출전 명단에서 제외하며 시간을 줬지만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김 감독이 진단한 박민우의 부진원인은 무엇일까. 김 감독은 박민우가 스프링캠프를 온전히 소화하지 못한 것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됐다고 봤다. 실제로 박민우는 비시즌 발목 수술을 받고 재활하느라 스프링캠프를 완주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박)민우가 캠프에 뒤늦게 합류해 훈련량이 적었다. 본인은 나름 시즌 개막 준비를 잘 했다고 생각했겠지만 거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공을 못 때리니 심리적으로도 쫓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우가 부진에서 벗어나려면 상대 배터리의 달라진 볼배합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매시즌 발전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한만큼 상대팀도 이전과 다른 방법으로 박민우를 상대하고 있다. 김 감독은 “상대 배터리의 볼배합이 작년과 달라졌다는 것을 박민우가 빨리 인지해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스트라이크존이 넓은 심판을 만나면 상대 투수를 공략하기가 더욱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박민우 스스로가 변화에 적응하고 극복해야한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그럴만 한 역량을 갖춘 선수다. 지난 2013시즌 1군 무대에 데뷔한 박민우는 이듬해부터 주전으로 도약해 매시즌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2015시즌에는 처음으로 3할 타율로 시즌을 마쳤고, 지난해에는 10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63, 3홈런, 47타점으로 커리어 하이 성적을 남기기도 했다. 가파른 성장세에 ‘차세대 국가대표 2루수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도 뽑혀 첫 국제대회에 참가한 박민우는 타율 4할을 기록하며 대회 ‘베스트 9’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박민우이기에 올시즌 활약에 대한 기대도 컸다. 

복합적인 문제로 기대를 밑돌자 김 감독은 급기야 지난달 29일 박민우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재조정할 시간을 부여했다. 박민우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타격 부진에 빠져있어 일종의 충격요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NC는 지난달 30일까지 팀 타율(0.241), 팀 홈런(24개), 타점(114개), OPS(출루율+장타율)에서 모두 최하위에 이름을 올렸다. 1일 마산 넥센전을 앞두고는 이도형, 김민호 1군 타격코치를 퓨처스 팀으로 내리고 양승관 퓨처스 팀 타격코치를 1군으로 불러 올려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코칭스태프 개편이 무조건 타격감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슬럼프에서 탈출하는 건 결국 선수의 몫이다. NC는 그 출발점이 박민우가 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