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기적, 올해는 전반기부터? 

롯데가 조금씩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최근 3연속 3연전 위닝시리즈(2승 이상)를 기록하며 12승17패를 기록하게 됐다. 아직 순위는 9위지만, 탈꼴찌에 성공했다는 것으로 의미가 있고 5할 승률에 대한 희망도 가질 수 있게 됐다. 5위 한화 이글스와의 승차는 2경기 뿐이다. 언제든 중위권으로 치고 나갈 수 있는 사정권에 접어들었다. 4월9일로 돌아가보면 당시 13경기를 치른 롯데의 성적은 2승11패였다. 그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행복할 정도다.  

올시즌 롯데가 시작부터 하위권에 처질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다. 포수 강민호(삼성 라이온즈) 제외, 지난해 가을야구를 한 전력을 유지한 가운데 민병헌이 합류했다. 외국인 선발 펠릭스 듀브론트도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시작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주포 이대호가 부진했고, 민병헌도 새 팀에서의 적응 기간이 필요했다. 믿었던 전준우도 출발이 좋지 않았으며, 강민호 공백 부담감을 느낀 젊은 포수들이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듀브론트의 실망스러운 모습도 롯데를 힘들게 했다. 

하지만 저력이 있는 팀들은 분명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이대호와 민병헌이 타격에서 완전히 감을 잡았고, 생각지도 못했던 이병규의 활약에 타선이 안정감을 갖게 됐다. 포수 문제도 나종덕이 주전으로 자리잡으며 정리가 되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마무리 손승락을 필두로 불펜진이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손승락은 지난주 3세이브를 기록했는데, 그 중 2경기가 1⅔이닝 투구였다. 지난주 2승을 거둔 박진형도 이길 수 있는 경기에는 거의 다 나온다고 보면 된다. 

마지막 문제는 선발이다. 두 외국인 투수의 부진이 뼈아프다. 듀브론트와 브룩스 레일리 모두 약속이나 한 듯 6경기 승리 없이 4패 뿐이다. 듀브론트는 형편없는 구위로 전혀 기대감을 주지 못하고 있고, 지난해 롯데 후반기 대반등을 이끈 레일리의 경우 개막 후 3경기 호투에도 불구하고 타선의 부진 속에 승리를 따내지 못하며 리듬이 완전히 꼬여버린 경우다. 롯데는 2년차 윤성빈이 씩씩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주지 못했다면 아마 지금쯤 더욱 추락해있을지도 모른다.  

결국 롯데가 지금의 상승세를 유지하려면 외국인 선수들이 반전에 성공해야 한다. 선발진, 원투펀치 안정 없이 절대 상승 분위기를 이어갈 수 없다. 외국인 투수 교체를 하든, 아니면 어르고 달래서 가진 모든 힘을 쏟아내게 하든 모든 수를 동원해야 한다. 지난해에도 레일리가 후반기 연승 행진을 벌여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다. 또, 선발진 각성이 없다면 지금 버텨주고 있는 불펜이 언제 붕괴될 지 모른다.

롯데는 지난해 6월까지 35승1무39패로 7위에 그쳤었다. 6월 10승1무14패로 부진하며 가을야구와 인연이 없는 듯 했다. 하지만 7월 12승1무9패로 반등하더니 8월 13승6패로 사고를 쳤다. 그리고 9월 13승6패로 마무리하며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감격을 누렸었다. 올해 출발은 지난해보다 더 안좋았다. 아직 복구 가능한 시간이 충분하다. 그리고 최근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로테이션상 듀브론트가 화-일 2회 등판하는 이번주가 분수령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