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감독은 왜 20-24에서 목소리 높였나…흐름 끊은 한 수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OK금융그룹과 경기에서 주심에게 거칠게 항의하다 경고를 받았다.
신 감독은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선 3세트 20-24에서 작전 타임을 부르는 버저 기기가 작동하지 않았고, 수신호로 작전 타임을 요청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신 감독의 목소리는 체육관에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컸다.
항의 시간이 길어지자 주심은 옐로카드를 꺼냈다.
신 감독의 항의는 이례적이었다. 우리카드는 4점 차로 세트 포인트에 몰린 상황이라 3세트를 가져가기란 어려워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 감독의 항의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신 감독이 수 분간 항의를 지속한 덕에 우리카드 선수들은 팀 분위기를 다시 다질 수 있었다.
경기 흐름을 끊은 우리카드는 4세트에서 다시 똘똘 뭉쳐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를 중계하던 김세진 해설위원은 "노련한 신영철 감독이 목적성 항의로 팀 분위기를 결속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들의 심리와 경기 흐름을 잘 읽는 베테랑 지도자 신영철 감독은 종종 여러 가지 방법으로 경기 흐름을 바꿔놓곤 한다.
이날도 승부처에서 의미 있는 항의로 승점 3점을 챙겼다.
신 감독은 경기 후 "사실 감독의 항의도 경기의 일부분"이라며 "팬들은 감독들의 액션에 즐거워하기도 한다. 얼토당토않은 항의는 당연히 경고를 받아야 하지만, 이런 항의는 융통성 있게 받아들여 줘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올 시즌 주전 세터를 포함한 대형 트레이드와 외국인 선수 교체 등으로 조직력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신영철 감독은 팀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조직력 및 팀 분위기 문제를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날 신영철 감독의 항의도 내부 결속력을 다지는 작전의 일환이었다.